Korea Regulatory Affairs Professionals Society
의약품규제과학센터

[2016. 07. 11] 한국판 BTD 환영…성공을 위한 '투자'는 어디까지?

운영자
2016-07-11
조회수 368

데일리팜 미래포럼서 임상·산업계 전문가 의견

 ▲ 7월 8일 한국제약협회 강당에서 개최된 데일리팜 미래포럼 현장. 


 '획기적의약품지원·허가 특별법'의 취지에는 다들 공감하는 듯 했다.

생명을 위협할 만큼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획기적의약품이 전달되는 기간을 단축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은 임상현장이나 산업계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제는 잘 다듬어갈 일들만 남았다.

8일 데일리팜 제24차 제약산업 #마련된 패널토론에서는 성균관대 이재현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새롭게 발의된 법안이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다양한 조언들이 이어졌다.

 

임상의사 대표로 패널토론에 참석한 김태유 서울대병원 교수(대한암학회 학술위원장)는 "일선에서 암환자들을 진료하는 종양내과 전문의로서 이 같은 신속심사제도의 필요성을 절감한다"며,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경우 패스트트랙(FDA), 혁신의약품 지정(BTD) 등 신속심사와 관련된 다양한 제도들이 몇년 전부터 잘 진행되고 있지 않나. 시급하게 도입돼야 할 치료제들을 선별해 리뷰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의약품 개발부터 허가까지 소요되는 어마어마한 기간을 단축시키자는 것일뿐, 생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는 우려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이었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이나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을 예로 들더라도 필라델피아 염색체 또는 HER2 유전자가 각각의 치료표적(target)임이 밝혀진 것은 70년대 초였지만 전임상, 1~3상 임상 이후 허가과정을 거치다보니 30~40년이 걸려서야 환자들에게 도달할 수 있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김태유 교수는 "겉보기에 멀쩡한 환자들에게 더 이상 쓸 수 있는 약이 없다고 말해야 하는 현실은 너무도 참혹하다"며 "면역항암제에 대한 요구도가 점점 높아져가는 가운데 하루 빨리 완성도 있는 제도가 마련돼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약업계는 까다롭게만 다가왔던 신약허가 절차를 규제당국에서 함께 고민해 나간다는 면에서 기대감이 컸다. 국내사들에겐 지난 5월 신속심사를 통해 식약처 허가를 받았던 '올리타'와 같은 약물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로도 다가올 수 있는 일이다.

김나영 한미약품 상무는 "미국의 BTD 제도나 유럽의 PRIME, 일본의 SAKIGAKE 프로젝트처럼 우리나라에도 자국산업을 장려하기 위한 법률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며, "올리타 역시 국내 허가 및 글로벌 진출과정에서 식약처로부터 제도적, 기술적 지원을 많이 받았다. 정부 도움없이 제약사의 R&D 투자만으로는 신약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올리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항암제에 적용돼 왔던 조건부 허가와 형태, 목적이 유사하기 때문에 환자안전을 위협할 만한 소지는 없다는 의견도 더했다.

김나영 상무는 "이번 법안이 산업계와 규제기관을 동반자적 관계로 묶어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향원 한국얀센 상무 역시 "혁신의약품 개발은 천문학적 연구개발비와 장기간 임상시험을 통해 위험성 대비 유의성의 과학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절차"라면서 "규제당국과 개발자의 의견이 다른 경우 임상시험을 다시 설계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위험성이 따른다. 개발사에만 맡겨두기 보다는 새로운 제도 도입을 통해 환자접근성을 높이는 규제과학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동일한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특정 유전자에 근거해 치료하는 '정밀의학' 개념에 맞춰 동반진단시약이나 의료기기 허가 또한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며 "개발촉진 및 신속심사를 위한 제도마련이 추진 중인 바이오의약품과 같이 화학의약품에 대해서도 일관된 접근방식을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물론 이러한 바람들이 현실화 되려면 몇 가지 선결과제들이 있다.

가장 시급한 사안은 어떤 약을 획기적의약품으로 지정해야 할지, 가이드라인을 보다 구체화 해야 한다는 것. 까다로운 실무를 담당해야 하는 만큼 전문인력이 확보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김태유 교수는 "1, 2상 임상만으로 허가 여부를 판단하는 게 힘든 건 당연하지 않나. 미국에서도 400개 후보군 중 30%만이 BTD 지정을 받았다"며, "새로운 제도가 잘 운영되려면 초기 임상 자료로 최종 허가 가능성이 높은 약을 선별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GFR 티로신키나제억제제 등 표적항암제에 적용됐던 동반진단시약이나 기기 등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면역항암제처럼 바이오마커를 찾기 힘든 경우에는 잘 디자인된 1상 임상에서 대리표지자가 유효하게 나왔을 때 3상임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김태유 교수는 "3상임상 결과를 담보할 만큼 초기부터 글로벌 스탠드에 맞게 임상시험의 품질이 잘 유지돼야 한다"면서 "화학의약품뿐 아니라 세포치료제나 바이러스 등 바이오의약품에 관해서도 제대로 검증, 모니터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통해 운영돼야만 제도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향원 상무도 "획기적 의약품 개발 지원을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한다는 식약처 의견을 적극 지지하지만, 전담조직이 기존 의약품 허가에 저해가 되지 않도록 추가 인력이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원준 보건복지전문위원(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은 치료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신속한 허가절차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인적, 물적 투자가 담보돼 있는 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이나 공중보건위기대응 의약품이라는 표현도 제한적이며, 보다 명확한 법률적 정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조원준 위원은 "제한된 인원으로 빨리 심사가 진행되려면 심사인력을 대폭 늘리거나 진입장벽을 낮출 수 밖에 없지 않겠냐"며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법안이 추진될 경우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이다. 국민안전이 걸린 사안인 만큼 경제부처와 합의 하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행사 좌장을 맡은 이재현 교수(성균관대 약대)는 "식약처가 규제과학 전문가 육성을 통한 역량강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토론에서 개진된 다양한 의견들이 적절하게 반영돼 국회에 최종 제출되는 10월에는 공중보건 및 제약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법률이 제정되길 기대한다"고 정리했다.                 

                                                     

안경진 기자 (kjan@dailypharm.com)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