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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규제과학센터

[2019. 01. 21] 어린이의약품본부가 본 북한 제약공장·약국은?

운영자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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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액팩, 인쇄용품, 캅셀생산 설비 등 요청" "의약품 지원 넘어 산업적 관점으로 볼 때"
대북 제약산업 현황과 방향 간담회
"北약국, 일본산 수입약·비타민 등 판매
정성제약 공장선 시메티틴 등 생산


국내 제약사가 북한에 공장을 짓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이런 일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선은 남북 약업인들이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를 위해서는 인도적인 의약품 지원 사업을 넘어, 북한의 제약산업 발전에 노하우를 알려주고 상호협력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건의료분야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NGO단체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이사장 김미정)가 지난 19일 마련한 '대북 제약사업 현황과 방향'에 대한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관계자, 북한에 제약설비를 지원한 경험이 있는 제약기업 관계자와 의약품 지원을 고려 중인 다국적 제약사, 비영리 NGO 단체 관계자,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 통일약학 연구자, 보건의료인 등이 참석했다. 

먼저 박명숙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이사(지오영 고문, 약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해 11월 17~20일까지 나흘간 보건의료인 8명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옥류아동병원, 평양치과위생용품공장, 정성제약공장, 장청남새전문협동농장 내 리 인민병원, 금흥약국 등을 둘러본 경험을 소개했다.

박 이사는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가 2009년 건립 지원한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의 경우 의약품은 원활히 보유하고 있지만 포장지 등 소모품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보였다"고 했다.
이어 "백신, 향정신성의약품, 진료과별 필요의약품 등을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는 것을 보고 의약품 관리 원칙은 지켜지고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박 이사는 또 주상복합 건물들이 세워진 장천거리에 위치한 금흥약국에 대해선 "판매원들이 적극적으로 판촉 활동을 벌여 일부 약을 사봤다"면서 "한 판매원은 자신에게 일본산 수입약, 비타민을 권하기도 했다. 평양 시내에서 의약품이 약국에서 유통되는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남한의 약국처럼 일반의약품, 건강보조제에 대한 홍보문구와 판촉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남한의 NGO가 지원해 2005년 건립된 정성제약 공장의 경우 수액제 생산라인 등 6개 라인이 운영되고 있으며, 주사제 생산라인도 있었다"고 했다. 정성제약은 2005년 포도당 등 주요 기초 수액제 생산을 위해 건립됐다.

이 날 간담회에는 당시 정성제약의 수액제 생산라인 설비를 지원한 하나제약 양동일 부사장도 참석했는데, 10여년 만에 공장이 운영되는 모습을 보게 됐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수액병 제조 공장건립을 지원했는데, 현재 수액팩이 생산되는 걸 보고 놀라웠다고 했다.

박 이사는 "정성제약 공장에는 '세계와 경쟁하라, 세계에 도전하라, 세계를 앞서라'라는 구호가 걸려있었다. 종합비타민 단알약, 시메티딘 알약, 메타오딘, 이소니아지드, 리팜피진 등이 제조되고 있다"고 했다.

또 "북측 보건성 치료사업국과 간담회에서 보건성 관계자들은 의학영상정보시스템(PACS) 구축에 관심을 보였고, 향후 교류협력사업 추진을 제안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 이사는 "북한이 요구하는 것과 남한이 줄 수 있는 걸 실무팀을 구성해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했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엄주현 사무처장은 남북 제약 교류협력 사업을 소개했다. 엄 처장은 "2015년 12월에 보낸 초음파, 내시경, 구급차, 의약품 등의 현황을 확인하고,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등 그간 변화된 북측의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방북했다"고 했다.

엄 처장은 "지원본부는 남북관계가 경색된 2016년과 2017년을 제외하고 매년 한 차례 이상 대북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북한이 요청한 일반의약품 물자를 배송할 예정"이라고 했다. 가령 지원본부는 북경 한미약품의 제약전문가들을 초빙해 북한에서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의약품과 의료용 소모품 등을 보냈었다. 그러나 2014년 북한 측이 남한 민간단체와 사업을 진행하기이 어렵다며, 인도적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교류가 단절됐다고 엄 처장은 설명했다.

이어 "그 이후 일방적인 인도적 지원이 아닌, 서로 실익이 되는 방향에서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바꾸게 됐다. 북한도 현재 제약공장에 수입원료가 아닌 자국 원료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해 8월 말 23종의 의약품을 반출 신청해 11월 남포항으로 배송했고, 올해는 22종의 의약품을 반출 신청해 현재 배송 준비 중"이라고 했다.

엄 처장은 북한 민화협의 제약산업 교류 요청사항을 설명하기도 했다. 엄 처장에 따르면 민화협은 기초의약품을 만들 수 있는 원료의약품과 항암제 등 전문의약품을 요청했다.

또 병원 내 조제실의 정보화와 현대화 사업을 지원해 달라고 했다. 43병상인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보다 구체적으로 1000병상의 대형 종합병원인 조선적십자종합병원의 약제실에 정보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고, PACS 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언급했다.

수액 팩(주머니)과 인쇄용품, 캅셀 생산 설비와 원료 등도 요청사항이었다. 또 최신 제약기술에 대한 인적 교류를 요청하기도 했다. 엄 처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북한 민화협이 제안하면 관련 인력을 선정하거나 선진 제약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추진하려고 한다. 지원본부가 할 수 없는 건 외부 제약계 전문가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제약계 관계자는 "북한이 WHO GMP 기준에 충족하는 제약 공장 설립을 원하는 것 같다"며 "올해 이와 관련된 지원 사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현 성균관대 약대 교수는 "남한이 의약품을 단순 지원하는 걸 넘어서 산업적 접근으로 관점을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북 측이 원하는 캅셀제 생산 라인과 수액 백 자급자족이 상징하는 바가 크다. 의약품을 자급자족한다는 건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한데,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논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GMP에 부합하는 공장 건립은 하루아침에 북한 제약산업을 발전시키는 것보다 GMP 공장 운영의 기술과 노하우, 관리 등의 지원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며 "교육을 위해 필요한 인력 교류 방안 등을 강구하자. 제약산업은 하나가 맞물리면 계속 이어지는 요소들이 무수히 많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이사는 "국내 제약기업들이 갖고 있는 대북사업의 인식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국내 제약기업들이 동참하려면 남북한의 제약산업을 알려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산업, 민간이 소통할 수 있는 틀이 중요하다"며 "인적 교류에 대해 기업들을 동참시키려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남북 협력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또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남북 제약산업 협력이 한반도 평화를 불러일으킬 주요 사업이라고 강조했었다. 제약기업 CEO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려면 북한을 단순한 수혜 대상이 아닌, 신시장·신산업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출처 : 히트뉴스(http://www.hitnews.co.kr) / 강승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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