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Regulatory Affairs Professionals Society
의약품규제과학센터

[2020. 06. 02] 의·약 역할 구분한 의약분업, '재평가' 통해 보완해야

운영자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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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스페셜]데일리팜 창간 21주년 미래포럼

"국민 의약서비스 향상할 '도랑' 판 격…시행 후 개선논의는 미흡"

환자 불편 가중, 약제비 축소 등 소기성과 미달…선택분업 도입도 제기


 ▲ 의협 박종혁 이사, 성균관약대 이재현교수, 차의과대 이평수 교수, 제주의대 이상이 교수, 약사회 이모세 위원장(왼쪽부터).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의약분업 시행 20주년을 맞았지만 같은 제도를 바라보는 보건의약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양했다.

20여년 전 의사와 약사 간 모호했던 업무영역이 의약분업이란 신호등 도입으로 전문성이 강화됐다는 견해와 환자에게 의약품 복약을 위해 의사와 약사를 각각 다른 공간에서 별도로 방문해야 하는 불편만 가중했을 뿐 원 취지는 충분히 이루지 못했다는 주장이 공존했다.

서로 생각은 달랐지만, 의약분업이 진화해야 할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의 공감대는 분명했다.

데일리팜은 지난달 27일 문정동 사옥 스튜디오에서 '의약분업 20년'을 주제로 창간 21주년 기념 미래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미래포럼은 제38차 미래포럼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또한 데일리팜은 코로나19로 수도권 방역 시스템이 '생활 속 거리두기'에서 사실 상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녹화중계를 결정했다.

이번 미래포럼은 이평수 차의과대학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재현 성균관약대 제약산업학과 교수,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겸 대변인,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겸 제주의대 교수, 이모세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재현 교수 "의약경쟁 여전…분업 넘어 협업 실현해야"

이재현 교수는 의사와 약사, 정부, 국민 합의로 시작한 의약분업이 시행 후 합의 과정에서 정했던 약속들을 지키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의약분업은 결국 의사와 약사가 환자 건강 향상을 위해 힘을 합치는 '의약협업'이란 결과로 이어져야 하는데 여전히 의사와 약사가 협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이재현 교수

구체적으로 처방 방식의 경우 의약정 협의에서 의사가 미리 처방할 의약품 목록을 작성해 약사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해법으로 제시됐는데 현실화되지 않았고, 일반명이나 상품명 처방, 대체조제 역시 약속만 한 채 실현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의약품 사용량 감소 등 약제비 절감이나 처방형태 개선, 환자 알권리 향상 등 의약분업 기대효과도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못 박았다.

이 교수는 "의약분업 후속조치가 미흡한게 가장 아쉽다. 예외규정 축소 등을 통한 완전분업 추구 노력이 전무했고 의료전달체계 확립, 소비자 인식 개선 등 여건 조성이 미흡했다"며 "생물학적 동등성 관리 등 제네릭 허가제도도 변화가 없었고 의약협력체계 역시 미흡하다"고 피력했다.

이 교수는 "지역별 의약협력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나 처방약 목록을 제출하는 의약정 합의 사항도 불이행 됐다"며 "의약분업은 보건의료체계 완성을 위한 과정이다. 의약경젱이 아닌 분업과 협업해야 한다. 의료기관과 약국이 경쟁관계에서 벗어나야 분업 목표가 달성된다"고 했다.


박종혁 이사 "의사 90%, 분업 부정평가…선택분업해야"

의협 박종혁 정책이사는 의약분업으로 환자 불편만 가중된 측면이 있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약사의 임의·대체조제 근절도 미흡한데다 원 취지인 의약품 오·남용 감소 효과도 의문이며 약제비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세라는 게 박 이사 시각이다.

특히 의약분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아 국민의 의약서비스 향상이 이뤄졌다고 볼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의사 직능 80%~90%가 의약분업이 의사와 환자 간 신뢰관계를 깨뜨리는 동시에 의약서비스 후퇴를 가져오는 등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고 피력했다.

박 이사는 의사와 달리 약사는 약 75% 가량이 현행 의약분업 형태에 찬성한다는 답변을 내놔 의·약사 간 견해차가 극명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박 이사는 의약분업으로 연 4조원이 넘는 조제료가 약사에게 돌아가는데 실효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 이사는 문제를 해결할 방책으로 환자에게 의약품 조제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선택분업 제도를 제시했다.

박 이사는 "의약분업은 보건의료 사회에 영향이 큰 제도임에도 지금까지 단 한 차례 평가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장에서부터 자연스레 필요성이 제기돼 의약분업이 시행된 게 아니라 위에서 제도를 아래로 내리꽂은 점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 이사는 "병원에서 처방을 받은 뒤 약국에서 복약지도를 받으면 두 번 거치게 되니 더 높은 의약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의약분업 뿌리였던거 같은데 입증된 게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환자들은 의사 처방대로 약국에서 조제가 되는지 불안해하고 의사-환자 간 신뢰가 망가졌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위한 제도로 만들려면 약 조제 장소에 대한 선택권 보장이 필요하다. 또 국회와 정부차원의 의약분업평가 위원회 설치도 제안한다"며 "선택분업은 환자에 조제 선택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국민이 병의원에서 의사 진료 후 약 조제를 의사에게 원하면 병원에서 직접조제하고 약국을 원할 때만 원외처방전을 발행하는 시스템으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모세 위원장 "의사, 진단코드 미기재로 약사 복약지도 난항"

약사회 이모세 위원장은 의원과 약국 간 협업이 되지 않아 의약분업 취지가 충분히 성립되지 않고 있다고 봤다.

제도로 의사와 약사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상호 협력으로 국민을 위한 의약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취지였는데 협력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의사 처방 후 의약품 부작용이 발현됐을 때 약사가 부작용 모니터링 결과를 의사에게 전달해 추후 처방에 변화가 생기는 시스템이 바람직한데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의료기관이 처방전에 진단코드를 기재하지 않는 게 일상화해 약사는 제대로 된 복약지도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고 했다.

대체조제 역시 사실상 어려워 처방전이 다양한 약국으로 분산되는 효과가 이뤄지지 않아 일부분 약국이 불가피하게 의원에 종속될 수 밖에 없고 서비스 경쟁이 불필요한 현상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 위원장은 "의약분업은 했는데 과연 의사와 약사가 협력하고 있는지는 고민이 부족하다. 의약 협업을 통한 적정처방이나 적절한 약품 사용환경 조성은 여전한 숙제"라며 "안타까운 점은 의원과 약국이 독립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1차 의료단계에서 의약사가 동시에 한 환자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데 이게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의료기관이 처방전에 진단코드를 기재하지 않는 케이스가 80%~90% 가량이다. 공개 필요성이 없다면 환자 동의를 거쳐 기재하지 않아야 하는데 의원은 무작정 안 한다"며 "약사는 처방약만 보고 환자 질환을 추측해야 해서 진단명 기재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이 교수 "국민이 찬성한 의약분업, 지난 20년 잘 정비했나 평가할 때"

이상이 교수는 국민이 의약분업으로 발생한 불편을 감수하고 지금까지 제도를 수용해 준 데 감사를 표하며 의약협업을 향한 제도 개선을 당부했다.

이 교수는 의약분업은 국민 불편을 전제로 도입한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의원과 약국을 반드시 거쳐야 의약품을 처방·조제받을 수 있는 환경에 국민이 잘 적응해 왔다는 게 이 교수의 평가다.

특히 의약분업이 과거 의사와 약사가 똑같은 일을 했던 1차의료 한계를 탈피하게 만든 1등 공신이라고도 했다.

의사와 약사, 정부가 50여년동안 확정하지 못한 것을 시민사회가 해낸 제도가 의약분업이라는 취지다.

이 교수는 의약사를 향해 선진적 의약 체계를 토대로 의약분업제도가 국민에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뜻을 모을 때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의약분업은 국민이 동의한 제도다. 의약을 분리해야 한다는 논의를 50여년 넘게 했고 합의에 도달한 적이 없다"며 "과거에는 의원이나 약국 어느곳에 가도 의약사가 같은일을 했다. 의사와 약사 고유 업무가 있어 구분지어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피력했다.

이 교수는 "국민이 의약분업 취지에 동의하고 불편함을 참은 셈이다. 의약분야에 참여 민주주의가 실현된 것"이라며 "의약분업은 국민이 누리는 의약서비스 품질이 구조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제도로, 시행한 자체가 도랑을 판 것이다. 도랑을 판 이후 20년 간 제대로 정비했는지는 평가가 필요하다. 동아시아에서 의약분업을 이룬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기자 (junghwanss@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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