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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규제과학센터

[2020. 03. 17] 신약 허가심사 300일 소요…GMP 심사 기간이 관건

운영자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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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s·현지조사 지연 등 종합작용 'Drug lag' 현상 뚜렷

이재현 교수팀 연구결과...약학회지 온라인판 게재


[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우리나라에서 신약을 시판하려면 허가·심사기간을 통상 300일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가·심사 지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연 GMP 심사였다. 미국·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신청서류 접수일자 격차(Submission gap)가 420일 이상 늦어져 결과적으로 신약 시판이 지연되는 현상, 즉 'Drug lag'가 뚜렷하다는 게 수치로 입증됐다.

대한약학회는 이재현 성균관대약대 교수팀이 진행한 '한국의 신약 허가기간에 대한 조사 연구(2011~2017년)'를 최근 인터넷판(Vol. 64, No. 1)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 신약 시판을 위해 제약사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신청해 실제 소요되는 기간을 조사·분석한 최초의 연구로서, 허가·심사 중 어떤 영역에서 지연되고 허가 선진국들과는 어느 정도 격차가 벌어지는 지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서 규정하는 식약처 민원서류 처리기간과는 별도로 실제 신약 허가·심사에 소요되는 기간은 별개로 놓고 제약사 신청접수부터 식약처 처리 완료 시점까지 일자별로 조사, 분석했다.

약제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허가 신약 221개 중 국내 개발 신약과 KRPIA 회원사 중 설문에 응답한 23개사 총 115개 약제를 대상으로 했다. 국내개발 신약의 경우 개발단계부터 식약처가 개입해 순수 허가심사 기간에 왜곡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간 산출에서 배제했다.

◆신약 허가·심사기간 = 연구 대상 115개 품목의 허가·심사기간은 평균 299.7일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중앙값을 산출한 결과 293일로 나타났다.

이들 약제의 허가·심사기간에 일정한 경향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실질적으로 허가·심사기간이 유의하게 짧아졌다기 보다는 오히려 최근 3년 동안은 허가·심사기간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점이 눈에 띈다. 연구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평균 15.3일 지연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 대상을 특성에 따라 분류하고 허가·심사기간 등을 비교한 결과 합성의약품이 73개(63.5%) 품목, 바이오의약품이 42개(36.5%) 품목으로, 각각 허가받는 데 걸린 기간은 중앙값으로 289일과 302.5일이며, 회귀분석결과 합성의약품 대비 바이오의약품이 평균 31.8일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 군 간에 통계적인 차이는 없었다.

같은 기간 희귀의약품은 53개 품목이 허가돼 전체 46.1%를 차지했다. 희귀의약품이 아닌 신약에 비해 허가까지 걸린 기간이 평균 187.1일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1년에서 2015년까지는 희귀의약품의 허가·심사기간이 그렇지 않은 신약에 비해 2배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는데, 최근 2년 동안에는 1.5배 정도로 그 차이가 다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WHO ATC 분류에 따른 효능군 간에도 허가까지 걸린 기간에 차이가 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이 중 항암제(L, Anticancer and immunomodulators)는 허가 건수가 58건으로 가장 많았고, 허가·심사기간도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중앙값=241일). 이는 항암제의 경우 희귀의약품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허가·심사기간 요인과 미·유럽 Drug Lag 비교 = 신약 허가·심사는 안전성·유효성 심사, 기준 및 시험방법 심사, GMP 심사 등이 병렬로 진행된다.

연구진 분석결과 GMP 심사가 평균적으로 안전성·유효성 심사나 기준 및 시험방법 심사에 비해 오래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GMP 심사는 합성의약품이나 바이오의약품의 구분 없이 허가·심사기간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안전성·유효성 등 심사보다 최대 229일 가량 소요시간에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GMP 실사가 늦어져 허가·심사가 지연된 사례도 확인됐다.

미국이나 유럽의 신약 허가신청일과 국내 허가신청일을 비교한 결과, 2011~2017년 내내 이들에 비해 늦은 일자에 허가를 신청해 421일 정도의 신청서류 접수일자 격차(Submission gap)를 보였다.

연구진은 "특히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을 때 적응증을 한정하기 위해 외국 허가를 기다리느라 허가신청이 상당히 늦어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미국 또는 유럽의 신약 허가일자와 비교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는 허가받은 일자 격차(Approval gap)에서 512일 정도의 차이를 나타냈다"고 부연했다.

이는 환자 접근성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신속심사제도'의 실효성 제고도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바이오약이 합성약에 비해 허가·심사기간이 다소 긴 경향을 보였으나 큰 차이는 없었다. 희귀약은 그렇지 않은 신약에 비해 빨리 허가를 받고 있었지만, 2016년 이후 허가·심사기간이 이전에 비해 길어지고 있어 신속심사의 이점이 유명무실해 지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PIC/s 가입과 이에 따른 GMP 심사로 인한 지연, 희귀약제 지정 과정의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연구진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제약 선진국에서는 신약의 허가·심사기간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를 통해 신약 허가·심사기간이나 관련 규정이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우리나라도 신약 접근성 확대를 위해 'Drug Lag'를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정주 기자 (jj0831@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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