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Regulatory Affairs Professionals Society
의약품규제과학센터

[2020. 11. 30] -70℃ 코로나19 백신 운송 처음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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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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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약통신 451호, ‘Cold Chain’ 연구하는 성균관대 약대 이재현 교수 

▲ 이재현 교수

‘Cold Chain’ 도입해 안전한 수송 보관 관리 특수 환경에 대응
GSP 넘어 GDP 가이드라인 제정하고 유통업계 교육 훈련 강화
독감백신 사고는 시스템 문제보다 응급상황 대처 능력이 더 부족

 

올 1년 내내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코로나19 예방 백신이 드디어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등에서 개발되어 접종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들 백신을 안전하게 운송하는 데는 특수한 환경이 요구된다. 특히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영하 70도의 저온에서 보관하는 Cold Chain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콜드체인 분야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성균관대 약대 이재현 교수를 만나 콜드체인의 국내외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들었다.

 

Q. 미국 화이자, 모더나 등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FDA의 허가를 받아 곧 상용화된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들 백신 수입의 안전한 수송 및 보관과 관련하여 ‘Cold Chain’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Cold Chain’이란 무엇입니까?

A. 온도에 민감한 제품들을 생산·운송·유통하는 과정을 통해서 품질의 변화가 없도록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관리하는 체제를 보통 ‘콜드 체인’,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콜드 체인이 처음 문제가 됐던 것은 식품 쪽이었으나, 지금은 의약품 분야의 백신에서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백신이라는 게 생명체나 생명체로부터 유래된 물질을 사용하는 의약품이라서 온도에 굉장히 민감하죠. 백신에 대한 안정적인 유통을 위해서 콜드체인을 도입하게 된 겁니다. 한마디로 말씀을 드리면 콜드체인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의약품을 공급에서부터 사용까지 운송·보관·관리하는 시스템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지난여름 국내 의약품 유통업체의 독감백신 운송과정에서 일부 제품이 냉장보관 범위를 이탈하여 문제가 발생했었습니다. 국내 약업계 및 운송업계의 콜드 체인에 대한 인식과 현황은 어느 정도입니까?

A. 현재 의약품에 있어서 콜드 체인은 주로 백신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백신이라고 하면 흔히 알고 있는 예방접종 약들이죠. 백신은 보통 온도 조건이 영상 2도에서 8도, 평균 5도 정도를 유지하면서 보관·운송하는 시스템을 이야기하는데,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수준을 봤을 때, 온도를 유지하는 데 장비적인 측면으로는 크게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독감백신 관련 문제는 온도 보관이나 이런 것에 관련된 하드웨어의 문제보다는 이를 관리하는 사람들이라고나 할까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앞으로 코로나19 백신 운송 및 보관을 위해 콜드 체인이 매우 중요한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A. 예,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새로운 기술의 백신입니다. 종전 백신이라고 하면 병원체를 죽이거나 약독화시켜서 사람이 면역 능력을 키울 수 있게끔 한 것을 보통 1세대 백신이라고 하면, 합성된 단백질을 항원 항체 관련된 단백질을 투여하는 것을 2세대라고 하는데, 이번에 화이자나 모더나에서 개발한 백신은 메신저 RNA 백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야말로 우리 몸에서 항원 항체가 생성될 수 있도록 유전자 정보를 주입하는 거죠.


그런데 메신저 RNA는 굉장히 불안정한 물질이고요 우리 몸에도 RNA들을 분해시키는 효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보호막을 씌운다던지 이런 조치를 하기는 합니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아주 낮은 극 냉동상태가 되어야겠죠. 영하 70도의 상태를 유지해야만 일정기간 안정되어질 수 있다는 면에서, 2내지 8도 수준의 백신과는 상당히 다른 백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말씀대로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냉동 운송 보관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매우 특수한 경우인가요?

A. 방금 말씀드린 대로 메신저 RNA는 굉장히 새로운 것이라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통상적으로 콜드체인의 구성을 보면, 특히 코로나19를 기준으로 보면 아마 국내에서 생산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고요. 외국에서 생산된 백신을 한국까지 가져와야 할 것 같은데 아마 비행기로 가져올 테고, 그러면 항공사가 준비해야 될 사항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국내에 수입된 백신들을 일정기간 보관을 하면서 접종기관인 보건소나 의료기관에 분배하는 수송 과정이 사실은 콜드체인에 있어서 핵심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접종기관에서 영하 70도의 제품들을 어떻게 관리 할거냐에 대해서는 별개라 치고, 현재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70도 상태로 유지하면서 수입된 백신들을 어떻게 보관하고 배분해서 수송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나 고려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 콜드 체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저희가 콜드 체인을 콕 집어서 연구하는 것은 아니고 요, 저희 연구실은 의약품 유통분야에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 의약품 유통 품질관리는 GSP라는 기준에 의해서 관리되고 있는데, 세계적인 추세는 이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GDP(Good Distribution Practices) 라고 하는 기준들에 의해서 관리되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GDP 기준을 도입할 시기가 된 것 같고요, 그 GDP 기준 중에 방금 말씀하셨던 콜드 체인 등도 같이 포함되어져 있습니다, 우연히 어찌 보면 코로나19 백신이 콜드 체인 중심으로 해서 움직여야 된다는 점이 맞물려서 저희가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됐습니다.

 

Q. 연구에 어떤 어려움이 있습니까?

A. 일단 연구하는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풍부한 자료, 데이터가 필요한데, 사실 유통분야에 있어서 그러한 축적된 자료라는 게 많지 않고요, 실태 파악에 대해서도 기초적인 조사가 정확히 되어있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약품 도매상 숫자가 굉장히 늘어나서 3천여 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그중 이번에 문제가 된 콜드 체인을 유지, 관리할 수 있는 업체가 어느 정도 되는지 등의 실태파악 같은 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콜드 체인과 관련되어진 국내 의약품 도매상에 대한 관심도 사실은 그렇게 큰 것은 아니었거든요. 방 금 말씀드렸듯이 기존의 콜드 체인이라고 하면 일반 백신 운 송 수준의 콜드 체인 이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에 있어서 콜드 체인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서 좀 더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Q. 외국에는 콜드체인학회 등 활동이 많은 것 같습니다.

A. 그렇습니다. 여러 가지 콜드체인과 관련된 국제기구들도 있고요, 국제 심포지엄이나 포럼도 매년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그런 회의들이 열리지 못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의약품 산업이라는 게 제약산업 그 하나만으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의약품을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통하는 것도 그 주변 여러 가지 관련 산업의 발달에 따라서 같이 동반 성장하는 것이거든요.

현재 의약품 콜드 체인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가장 핵심적인 것 중 하나가 냉동·냉장 freezer, 또 운송 용기, 차량도 말씀하셨습니다만, 그런 것을 포함하여 요즘은 차세대 기술이라고 하죠. GPS라든지 아니면 사물인터넷, 여러 가지 첨단기술을 이용한 콜드체인 운영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에 콜드체인 관련된 협회에서 나온 자료들을 보면 코로나와 관련되어져서 앞으로 대비해야 될 약업계, 유통업계 준비사항으로 크게 세 가지를 얘기하거든요.

첫 번째는 freezer 냉동 설비를 어떻게 갖출 것이냐, 두 번째는 이런 냉동설비에 관련되어져서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스페이스를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 이고, 세 번째 마지막으로는 이게 굉장히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거거든요, 경제적인 문제도 있지만,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이냐 세 가지 인데요. 이는 의약품 유통업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수반되어진 기계장치라든지 기술들이 함께 발달해야 하는 것이고요. 우리 유통업계도 그러한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우리도 그런 기준이나 가이드라인 등이 만들어져야하지 않을까요?

A. 콜드 체인이라고 해서 우리가 너무 새로운 기술이라고 보기는 어렵고요. 콜드체인의 핵심은 관리입니다. 관리하는 사람의 문제, 소프트웨어의 문제 특히 콜드 체인에 있어서 저희가 나름대로 유념 있게 보는 것은 응급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거죠.

지난번에 독감백신에 있어서도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응급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할 거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보여 집니다. 그래서 콜드체인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한 부분이지만, 일을 원만하고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수반하는 계속되는 교육, 훈련 그런 것들도 함께 필요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유통업계 스스로 연구를 통해서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기관이 나서서 지원을 해주고 교육을 해주는 것이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실적이고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들이 많이 필요한데, 이런 모든 가이드라인을 국가가 다 낼 필요는 없겠죠. 제가 보기에는 제일 중요한 것은 유통업계가 스스로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정부는 이를 지휘감독하고 지원하는 체계가 가장 합리적이 아닐까 그리 생각합니다.

정동명 기자  pharmacy@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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